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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번역 괴담) 반역자의 삶

파봉안 2019. 2. 8. 12:38


출처 : https://redd.it/a2t5oy

번역 : 나폴리탄 블로그


재미있는 일이다. 살인자와 강간범으로 가득 찬, 이 최고 수준의 보안을 자랑하는 교도소에서 가하는 최악의 형벌은, 바로 당신을 홀로 남겨두는 것이다. 독방 감금. 


사람의 뇌는 자극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뇌는 고독이 만들어내는 끔찍한 광기 속으로 급격하게 빠져들어간다.


2086년, 세계 정부가 독재 체제를 선포하고부터 사형은 매우 빈번한 형벌이 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진짜 두러워하는 것은 독방 감금이었다. 그 형벌은 오직 반역자들에게만 선고되었다.


나는 독방 감금을 위한 감옥을 제작하고, 죄수를 수감시키는 일을 해 왔다. 업무는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감옥은 죄수의 몸에 딱 맞게 가공된다. 인간 모양을 한 관짝이다. 팔은 측면으로 30° 벌어지고, 다리는 45° 간격이 되도록 제작한다. 수감 과정에서, 죄수에게는 진정제가 투여된다.


죄수의 눈과 귀, 입은 손상시키지 않지만, 모두 영구적으로 밀봉한다. 기도를 통해 자동 호흡 튜브를 삽관한다. 세 줄의 정맥 주사가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삽입된다. 기계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세 줄을 사용한다. 카테터는 오물 처리를 위해서 삽입된다.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은 봉인되어, '반역자의 무덤'에 공개적으로 매장된다. 이후 80년 동안 생존 가능한 물자가 함께 매장되지만, 그 뒤로는 죽은 것으로 간주한다.




잔인하지 않은가?


이게 지난 20년 간 나의 업무였고, 나는 꽤나 무감각해져 있었다. 하루에 한 명의 죄수가 '반역자의 무덤'으로 들어간다. 매일 저녁 뉴스에 오늘 선고받은 사람에 대해 방송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겁에 질려서 미친 듯이 애걸하는 모습을 말이다. 수 년 동안, 나는 그 모습을 보는 일이 괴롭지 않았다.


지난 주, 나는 반역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반론의 여지는 없다. 나는 정말로 반역자니까. 하지만 내가 맡은 일들을 보라. 살인은 큰 일도 아니잖나. 이 정권은 무너져야만 한다. 이 야만적인 독방 감금은 더 이상 행해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걸 위해선,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필요하다.




오늘 나는 진정제로부터 깨어났다. 눈과 입은 봉인되어 있었다. 귀가 먹을 것 같은 정적과 눈부신 어둠만이 공포에 질린 뇌에 도달했다. 투쟁과 도피 사이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었다.


일 센티조차 움직일 틈이 없다.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못한다.


나는 그저 계속 내가 여기에 묻은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고, 내가 바꿀 수 있었던 일들을 후회했다.


내가 여기서 일 주일 이상 버틸 리 없었고, 할 수만 있다면 죽음을 택할 것이다.


내가 저지른 반역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 내가 죽인 7,000명의 사람들.


다른 이들을 끝없는 고통에서 구하기 위해 한 일이었다. 그들이 진정제로 잠들어 있는 동안, 나는 심정지를 일으키도록 혈관에 공기 방울을 주사했다. 20년 동안 하루 한 번의 살인.


여기 살아 묻힌 자는 나 뿐이다. 반역자의 삶을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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