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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번역 괴담) 끝없는 추위 속으로

파봉안 2014. 8. 10. 17:07

출처 : http://redd.it/2bbu6p

번역 : 나폴리탄 블로그


아내가 살아있었을 적에, 우리는 만약 "반대쪽 세계"가 있다면 서로 연락할 방법을 꼭 찾아보자고 농담하곤 했다.

아내가 차임벨을 울리는 바람이 되거나, 내가 책상 서랍 속 비밀 노트에 "난 괜찮아. 사랑해." 라고 적어 두는 식으로 말이다.


몇 주 전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지만, 한편으로는 매일 고통을 겪던 아내가 마침내 안식을 찾았다는 생각에 위안이 되었다.


어제, 나는 비로소 아내의 유골을 대서양에 뿌릴 용기를 가졌다. 손이 떨려왔다.

장례식장에서 받은 예쁜 나무 상자에서 그녀의 마지막 흔적을 꺼내 바다에 흩뿌렸다.


그 빈 상자 속을 보지 말았어야 했다.

상자 밑바닥에 긁힌 자국 같은 것이 나 있었다.

조악했지만 분명한 뜻을 가진 문장이었다.


왜 나를 불태웠어

모든 감각이 느껴져

영원히


나는 피가 얼어붙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영원하고 끝없는 추위 속으로 가라앉는 아내를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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