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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퍼지기 시작한 질병으로, 환자의 몸을 단단한 각질이 뒤덮어 결국 굳게 만들었다.
원인은 불명이었지만, 한 번 등장한 이후로는 산불처럼 퍼져나갔다.
나는 면역자들 중 하나였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를 밝혀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아무 단서도 찾지 못했다.
수천의 사람들이 병원에 몰려들었고 돌 속에 갇혀 갔다.
외피를 벗겨내는 처방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장 속에서도 자라나는 각질에 대처할 방법은 없었다.
몇 년 뒤, 세계에는 면역자들만이 남았다.
우리는 황량해진 지구에서 희생자들의 단단한 돌무덤들 사이를 헤메었다.
그리고 뭔가가 시작됐다.
각질이 마른 진흙처럼 부서져갔고 그 속에서 날개가 돋아났다.
천사의 날개같은 것이 아니라 피에 물든 상처투성이에, 길고 비틀린 손이 변형된 것이었다.
메두사 증후군은 질병이 아니었다. 그건 진화였다.
자연에서부터의 순수한, 상등급의 진화.
나는 공포에 질려서 이 생명체들이 날아올라 면역자들을 사냥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우리가 질병이 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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