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괴담

(번역 괴담) 투명인간

파봉안 2014. 9. 25. 01:39

출처 : http://redd.it/2g2kaa

번역 : 나폴리탄 블로그


캐시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아주 다정한 아이였다.

이웃들이 그녀를 알았던 이유는, 그녀가 우리를 알아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단지가 가족처럼 느껴졌던 건 그 아이 덕분이었다.


"캐시는 마음의 눈을 가졌어." 알레타 존슨은 그녀의 창가에 기대어 선언했다.

난 그런 걸 믿지 않았지만, 캐시가 특별한 아이임은 인정했다.

그녀, 알레타 존슨은 "할머니" 라고 불렸고, 아이스크림 트럭 운전수는 "수의사 씨" 였다.

집배원은 "화가 씨" 였고, 캐시와 함께 고무줄 놀이를 했던 아이들은 "가수", "선생님", "소방관" 으로 명명되었다.


나는 그 별명들이 무엇인지 캐시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내게 돌아온 설명은, 그녀는 사람들에게 잠재된 힘을 본다는 것이었다.

정확한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꿈을 보는 것이다.


"다들 빛나고 있어요, 작가 씨." 캐시는 내게 말했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예요."

나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다.

내 비밀스런 꿈이었지만, 한번도 실현하려고 하지 못했었다.

그것을 그녀는 꿰뚫어보았던 것이다.

그녀에게는 모두가 그런 식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어느 날 저녁 바람을 쐬러 나갔을 때, 캐시는 낯선 사람과 함께 길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그 이방인도 그녀에게 이끌린 것이겠지. 다들 그렇듯이 말이다.

우리는 서로를 보고 웃으며 인사를 했고, 지나칠 때 내가 물었다.

"새 친구니, 캐시?"

그녀는 멈춰선, 고개를 갸웃거리다 외쳤다. 

"아, 상상력이 풍부하시군요, 작가 씨!"


그녀는 웃으며 거리를 폴짝 뛰어내려갔고, 이방인은 그 뒤를 따랐다.

나는 그 모습에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떠올렸어야 했다.

캐시는 항상 사람들의 좋은 모습을 본다.

캐시는 사람들의 좋은 모습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좋은 사람은 아니다.

'괴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번역 괴담) 독심술  (2) 2014.09.28
(번역 괴담) 필립 선장  (5) 2014.09.27
(번역 괴담) 등반  (4) 2014.09.24
(번역 괴담) 외계인 해부학  (2) 2014.09.09
(번역 괴담) 심한 폭력성을 동반한 정신 분열증  (14) 2014.09.03
공유하기 링크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