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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가 노트를 확인하며 중얼댔다.
그는 독서용 안경을 추켜올렸다.
"저와 이야기하신다고 형량이 줄지는 않을 겁니다."
의사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당신의 양심에 부끄럼이 없도록 할 수는 있지요. 아시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디부터 시작할까요?"
"목소리요." 나는 회색 천장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흠, 그 목소리들이 협박을 하나요?"
"가끔은요."
"당신을 화나게 만드나요?"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지금도 목소리가 들리나요?"
"아뇨."
의사는 한숨을 쉬고 목재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삐걱이는 소리에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이 범죄자 새끼랑 얼마나 더 있어야 하지?
"35분 정도요, 선생님." 내가 이를 갈며 대답했다.
깜짝 놀라서, 의사가 말했다. "뭐라구요?"
"이 범죄자 새끼랑 35분, 잠깐, 34분 더 있어야 한다니까요."
"그… 그… 그게 무슨 소리죠?"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하는 건가?
"예, 맞아요."
"오, 어, 굉장하네요. 제가 생각하는 모든 걸 다 읽을 수 있나요?"
"대부분요."
"이럴 수가." 그는 당황해 보였다. "이… 이제 가보셔야 할 것 같네요!"
"제 양심은 어쩌구요?" 나는 비꼬듯 말했다.
그는 허둥지둥 몸을 일으키며 달려가서, 문을 열고 눈을 꼭 감은 채 출구를 가리켰다.
"나가주시죠!"
나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고 문을 향해 걸어갔다.
딸아이에 대해선 생각하지 마, 네가 그 애한테 한 짓에 대해 생각하지 마.
나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 "뭐라고요? 당신 딸한테 무슨 짓을 했다고요?"
나는 인상을 쓰고, 양 손으로 그의 목을 붙잡았다. "이 개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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