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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번역 괴담) 긴 꿈

파봉안 2013. 9. 18. 21:55

출처 : http://amg2009.blog10.fc2.com/blog-entry-2714.html#3

번역 : 나폴리탄 블로그


긴 꿈을 꾸었다.

눈을 뜨자, 그곳에는 하얀 천장. 하얀 벽. 커텐. 일정하게 울리는 기계음.

눈이 부시다. 시야가 뿌옇다.


"…!! 깨어났어요?!"

"여… 기는… 어디…"


이상한 느낌이다. 목소리가 탁하다.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것 같다.


"…침착하고 들어요. 여기는 병원이예요. 교통사고를 당해서 의식 불명인 상태였어요."

"나… 는 어떻게… 된 겁니까."

"곧 선생님을 부를테니까, 기다려요."

"알겠… 습니다…."


여기의 간호사인가, 목소리를 보면 나보다 연장자일 것이다. 사십대 중반 정도일까.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은걸. 분명, 자고 있는 동안 나를 보살펴 주고 있던 거겠지.


아내는? 딸은 어떻게 됐지? 기억이 사라져 있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딸이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보여준 미소. 

아내가 눈물을 글썽이며 웃던 얼굴.


그로부터…….


머리가 돌지 않는다. 생각은 나중에 하고, 조금 쉬자. 

나는 몸이 바라는 대로 다시 의식을 놓았다.

한 시간 쯤 자고 있었을까. 눈을 뜨니, 내 옆에는 아까의 중년 여성.

그 옆에 본 기억이 있는 소녀가 앉아 있었다.

여전히 시야가 뿌옇기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나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미안… 해…."


힘껏 짜내도 쉰 목소리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소녀는 내 손을 꽉 쥐어 주었다.

감정 많을 시기에 아버지가 의식 불명이었던 것이다. 힘든 기억을 주었다.

쓸쓸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키도 조금 크고, 얼굴도 바뀐 모양이다.

나는, 다시 현실에 돌아오게 된 것에 대해 안도했다.


그 때, 문이 열리고 백발의 여성이 들어왔다. 병실에 나처럼 쉰 목소리가 울렸다.


"어서 오세요, 여보!"


아아…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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