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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redd.it/9qpycr

번역 : 나폴리탄 블로그


말 그대로. 2018년 8월 23일. 하루는 태평양 표준시로 오전 6시에 시작된다. 당신이 세계 어디에 있던지간에 말이다. 하루는 16시간이며, 그 뒤엔 누구든 잠에 빠진다. 깨어났을 때는, 모든 것이 되돌아가 있다. 기억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그러나 기억만은 남았다.


처음 몇 주 동안은 (매일이 같은 날인데, 몇 주라니 우습다) 모두가 혼란스러워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아무도 파악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자 수많은 가설이 제시되었다. 신의 분노라니, 진부하지! 그리고는 외계인부터, 지구 온난화를 거쳐, 모나크 나비의 이주 패턴 변화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이 의심의 대상이 되었다.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이 현상의 원인을 규명히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16시간마다 모든 기록이 (종이에 쓰거나 디스크에 저장된 것마저) 초기화되는 상황에서 연구를 계속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수없이 많은 복잡한 수학 공식들을 외우기에는 인간의 암기력으론 역부족이었겠지.


어떤 사람들은 내일은 오지 않고 따라서 책임도 오지 않는다며, 쾌락주의적인 삶을 살기 시작했다. 다른 몇몇은 자신들을 죽여댔지만, 6시가 되면 다시 삶으로 돌아올 뿐이었다. (죽어 있는 동안 흐른 시간의 기억은 없었다)


결국에는 과학자들마저 가설을 검증하거나, "오늘"의 횟수를 세려고 하는 일을 그만두었다. 사람들은 적응했고 내일이 없는 세상에서도 (그리고 가상적인 영생 속에서도) 일종의 삶을 영위해나가려고 했다. 이것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특히 부유한 사람들에겐) 잘 작동했지만, 다른 이들에겐 그렇지 않았다. 더 끔찍한 처지에 놓인 것은 나처럼, 반복이 시작되기 전에 "죽어 가던" 사람들이었다.


나는 말기 암으로 진단되어, 2주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때때로 고통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하고, 진통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병동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 그리고 비슷한 상황일 수백만 명의 환자들이, 끊임없는 통증 속에서, 고통을 끝내 줄 죽음이라는 희망조차 없는 나날을 살아간다. 그러나 나는 상황을 좀 더 낙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어떤 삶을 살든 죽는 것보다는 낫다. 그렇게 생각한다.


"소등합니다!" 간호사 눅스가 외쳤다. (저녁 9시 55분일 터였다) 그녀는 나 같은 이들을 돌보기 위해 아직도 직장에 나오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다. 천사와도 다름없지.


어떤 삶을 살든 죽는 것보다는 낫다. 나는 다시금 되뇌이며, 신비한 여인이 어제 내게 건네 준 기이한 황금 시계를 감아서, 오전 6시에 시각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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