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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 나폴리탄 블로그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자신이 충분히 설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유리 상자 안에 갇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상자는 전시실 중앙에 놓여 있었다.
스무 명 가량의 관중들이 전시실 안을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들이 들어 있는 유리 상자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녀는 손으로 빛을 가리며 유리벽에 눈을 가까이 댔다. 그리고 그닥 멀지 않은 곳의 유리 상자 안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는 발가벗은 채 상자 천장으로부터 이어진 줄에 매달려 있었다. 명백하게 죽은 채로.
그녀는 그 상자 밑에 붙은 글귀를 내려다보았다. "집단 구타로 인한 죽음".
"와, 정말 멋진 작품이야." 그녀는 상자를 보던 관객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갇힌 다른 유리 상자들을 둘러보았다.
하나는 살을 뜯어먹는 쥐떼가 들끓고 있엇고, 하나에는 물 위에 시체가 떠 있었다.
그리고 하나는 가스가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안을 보기가 힘들었다.
공포가 엄습해왔고 그녀는 유리벽을 마구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단 한 명의 관객이 잠시 눈길을 주고는 흥미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을 뿐이었다.
관객 중 하나가 상자로 다가와 마치 모나리자를 바라보듯 그녀를 주시하자, 그녀는 두드리는 것을 멈추었다.
그 관객은 눈을 아래로 돌려 유리 상자 밑의 글귀를 읽었다. "굶주림으로 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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