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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번역 괴담) 높이 조준해.

파봉안 2014. 10. 18. 18:20

출처 : http://redd.it/2j7jp5

번역 : 나폴리탄 블로그


어스름이 낡은 농가 안으로 스며들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앨런이 돌아왔다.

그는 지친 몸을 끌며 문지방을 넘어오더니 내 앞에 놓여진 의자에 무너지듯 앉았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지 꽤 되었기 때문에, 방 안은 어두웠다.

앨런이 입을 열었다. "우리가 전부 처리한 것 같군!"

방에는 나 하나뿐이었을텐데도 그는 큰 목소리로 말을 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

앨런은 내 쪽을 쳐다봤지만, 구석진 어둠 속에 있었기에 나를 볼 수는 없었다.

그가 들어오기 전에 자리를 옮겨 놓았다. 내 표정을 읽히고 싶지 않았으니까.

"놈들을 쓸어버리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 옥수수밭으로 자꾸 기어들어오니 말야."

"새미와 타이는 어디에 있지?"

짧지만 의미 있는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앨런이 말했다.

"둘은 밴 안에서 보초를 서겠다더군."

나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멀리 도로의 끝에 주차된 타이의 밴이 보였다.


"하나 놓쳤군."

"뭐라고?"

나는 성냥을 키고 탁자 위의 초에 불을 밝혔다. "전부 처리한 게 아니야."

흔들리는 촛불 사이로 앨런의 눈에 황달이 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무언가 말하려는 것 같았지만, 입술 사이로 나온 것은 그르렁거리는 숨소리뿐이었다.

나는 손전등을 키고 앨런의 몸에 불빛을 비췄다.

셔츠였던 천조각이 어깨에 매달려 있었고, 살점과 내장은 씹히고 물어뜯긴 채였다.


나는 산탄총을 들고 그의 가슴을 겨냥했다.

"머리를 노리라고." 앨런이 쇳소리를 냈다. "한 번에 끝내게."

나는 힘겹게 침을 삼키고, 속삭였다. "미안하네, 친구. 하지만 자넨 이미 죽은 사람이야."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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